2011년 11월 4일 금요일

OMA CAB(Converged Address Book) 소개


기존의 단말 주소록은 사용자 입장에서 단말에 저장되어 있고 다른 사람과 공유되거나 노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폐쇄된 정보였다. 다만, 단말을 분실하거나 또는 단말을 교체하는 경우를 고려하여 네트웍 어딘가에 백업이라는 개념으로 주소록 정보를 저장해 놓고 나중에 다운로드하는 형태의 서비스는 제공되고 있었다. 대다수의 이동통신사와 많은 WSP(Web Service Provider)는 사용자가 자신의 주소록을 웹 서비스 계정에 백업하고 웹상에서 직접 편집하여 다시 동기화 시키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 가운데서 Plaxo 같은 서비스는 일찌감치 사용자의 주소록 그 자체를 타겟팅하여 사용자가 자신의 주소록을 쉽게 백업하고 편집할 수 있게 해주는 웹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최근 들어 iPad와 Galaxy Tab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테블릿들이 쏟아지면서 한 개 이상의 단말을 사용하게 되는 사용자가 차츰 생겨나기 시작했고 테블릿이 문자나 전화통화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게 됨에 따라 사용자 사이에 멀티디바이스 환경이 차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잡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은 초기시장이고 그 개념을 잡아가고 있는 스마트 TV의 등장은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 시키게 될 것이다. 애플의 경우 자사에서 제공하는 iCloud 기능을 이용해 사용자가 소유한 iPhone, Mac, iPad와 같은 자사의 제품들 간의 데이타를 포함한 환경이 동일할 수 있도록 동기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멀티디바이스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와는 별도로 다양한 형태의 소셜서비스의 등장과 함께 '공유'라는 개념이 새삼스럽게 사용자들간의 공감을 얻고 있다. 사람과 사람간의 개인정보를 공유하고 경우에 따라 주소록 정보 까지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점차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대표적인 소셜 서비스는 내가 친구를 맺거나 팔로우하는 상대방의 프로필 정보를 상대방이 공유한 정도 만큼 조회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 간에 컨텐츠를 공유할 수 있게 되고 그동안 매우 사적인 영역이라고 간주되어 왔던 위치정보까지도 사용자 스스로 공개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2000만의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는 카카오톡은 다른 카카오톡 사용자에게 나의 주소록에 등록되어 있는 누군가를 추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앞으로 단말주소록은 공유(소셜)와 멀티디바이스라는 서비스 진화에 있어서의 큰 패러다임을 반영하면서 진화하게 될 것이다. 지난 2009-2010년 시기에 우후죽순 처럼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던 소셜 주소록 어플리케이션 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반영한다. 당시 대부분의 소셜 주소록은 기존의 단말 주소록을 중심으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연동하여 페이스북 친구와 트위터 팔로워등을 통합하려하거나 그 가운데 삼성의 소셜허브와 같은 서비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직접 모바일 단말로 끌어서 사용자에게 보여주려는 시도를 보여왔다. 이유야 어찌됐건 아쉽게도 그들 가운데 뚜렷하게 시장을 장악한 소셜 주소록 서비스는 아직은 없어보인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웹을 기반으로 하나의 플랫품이 되어 가고 있듯이 모바일 기반의 개인화 플랫폼에 대한 니즈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믿고 있다. 단말 주소록은 사용자가 모바일 단말 상에서 실행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시발점으로 모바일 단말에서 개인화된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략 2007년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OMA(Open Mobile Alliance)의 CAB(Converged Address Book) 표준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OMA CAB은 1.0을 마무리하고 현재는 CAB 1.1과 S-CAB(Simplified CAB) 1.0에 대한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S-CAB 1.0은 CAB 1.1과 동일한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으나 다른 architecture를 이용해 표준화를 구현중에 있다.

이번 포스팅은 이 가운데 OMA CAB1.0의 주요 기능과 CAB 1.1에서 새롭게 포함된 주요 기능들을 기술해 보고자 한다. 참고로, 각각의 기능들에 이해를 돕고자 필요한 경우 페이스북의 유사한 기능과 비교하여 기술하였다.


1. PCC(Personal Contact Card) 및 Contact View: 접근권한 관리
OMA CAB은 PCC(Personal Contact Card)라는 개념을 제공한다. PCC는 페이스북으로 하면 개인 프로파일 정보로서 대략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 성명/별명
  • 주소정보
  • 위치정보
  • 연락정보: 전화번호, SIP URI
  • 생일, 기념일
  • 성별
  • 언어
  • 홈페이지
  • 취미, 관심사
  • 경력정보
  • 기타

CAB 사용자는 누구나 자신의 PCC를 작성할 수 있고 또한 외부에 공개할 수 있다. PCC를 외부에 공개할 때는 Contact View라는 개념의 filter를 쓰게 되는데 이는 사용자가 자신의 PCC의 어떤 정보를 얼만큼 누구에게 공개할 것인가라는 것을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 곧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정책에 해당하는 것으로 네가지 경우의 수(Friends, Friends of Friends, Public, My Own)만을 제공하는 페이스북 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경우의 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PCC의 개념을 도시하면 다음과 같다.



Contact View 라는 filter를 거쳐 다른 CAB 사용자에게 공개된 PCC를 Published Contact Card라 한다. 즉, Published Contact Card는 맞춤형 명함 같은 것이라 생각해도 무방하겠다.

2. Contact Subscription : 개인 프로필 공유
CAB 사용자는 다른 CAB 사용자의 PCC를 조회(Subscription)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PCC 조회 요청은 상대 CAB 사용자가 이를 수락하거나 거부함(reactive authorization)으로써 완성된다. PCC 조회 요청을 수신한 사용자는 상대방이 자신의 PCC를 열람할 때 노출할 정보의 양을 Contact View라는 프라이버시 정책을 이용해 제어한다.



이러한 과정은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맺는 과정과 동일하다. 친구를 맺은 두 사용자는 서로의 프로필 정보를 조회할 수 있으며, 어느 누군가의 프로필 정보가 변경되면 해당 사용자와 친구를 맺고 있는 다른 사용자에게 그 변경 사실이 통보된다. CAB에서 이렇게 통보된 정보는 수신자의 사용자 환경 설정에 따라 수신자의 단말에 자동으로 또는 수동으로 저장된다. 상대 CAB 사용자의 변경된 프로필 정보가 자동으로 적용되도록 설정을 한 CAB 사용자라면 해당 CAB 사용자의 주소록에서 '친구'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CAB 사용자의 프로필 정보는 항상 최신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능은 기존 단말 주소록에서 일일이 사용자가 주소록 정보를 입력하고 저장했던 방식에 비해 매우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더이상 사용자는 자신의 단말 주소록에 있는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수동으로 입력하거나 해당 정보가 오래되어 아직도 유효한 지에 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3. CAB capability 정보
CAB 사용자의 단말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는 특정 대상이 CAB 사용자가 되었을 때, 이 사실이 CAB 사용자에게 통보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CAB 사용자가 자신의 단말 주소록 상의 리스트에서 CAB 사용자와 일반 사용자를 구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CAB 사용자가 단말 주소록의 특정 상대방에게 CAB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수 있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4. 복수 단말 지원(동기화)
CAB은 네트웍에 존재하는 사용자의 주소록으로서 CAB 사용자는 언제나 자신의 단말 주소록을 네트웍에 업로드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가 복수 단말을 가지는 경우, 해당 복수 단말간의 동일한 주소록 환경을 구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각 단말의 CAB 클라이언트와 CAB 서버간의 주소록 동기화는 사용자의 설정에 따라 주기적으로 자동 또는 수동으로 수행된다.



5. PCC 또는 주소록 공유(PCC or Contact Share)
CAB 사용자는 자신의 PCC나 자신의 단말 주소록 상의 특정 상대방정보를 다른 CAB 사용자와 공유할 수 있다. 단말 주소록의 특정 대상의 정보를 공유하는 기능은 기존 피처폰에서 SMS/MMS를 통해 제공하던 서비스와 동일하다. PCC 공유의 경우 마치 명함을 교환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를 할 수 있다. 대신, CAB 사용자는 자신의 공유할 PCC 정보를 제한하고 상대방에 따라 공개 여부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명함교환'과 다른 점이다. PCC 공유 기능은 단순한 일회성 정보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PCC 조회 요청과는 구분된다.

6. 사용자 검색(Contact Search)
CAB 사용자는 동일한 CAB 서비스 도메인뿐만 아니라 외부 서비스에서도 사용자를 검색할 수 있으며 검색된 대상을 자신의 CAB 주소록에 저장할 수 있다.

7. 주소록 Import/Export
이는 오래전부터 제공되던 통상적인 주소록 백업 서비스에서 Outlook을 연동하거나 파일형태의 주소록 정보를 읽어들인다거나 하는 것과 동일한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사용자는 이렇게 검색된 대상을 CAB 주소록에 저장할 수 있다.


8. CAB 1.1 추가 기능
2010년부터 시작된 CAB 1,1에 대한 표준화가 진행중에 있다. 현재까지 요구사항 단계가 완료되었으며 아키텍쳐와 기술표준(AD, TS) 작업을 동시에 진행중에 있다. 오는 12월부터는 이들 산출물에 대한 일관성 검토(Consistency Review)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미 완료된 CAB 1.1 요구사항에서 새로 추가된 기능들을 나열한다.
  • 연동 포맷 확장 : vCard이외의 포맷으로 구성된 주소록 Import/export
  • 다른 CAB 사용자가 자신을 단말 주소록에 포함시킨 경우 이 사실을 통보
  • 단말의 CAB 주소록 관리
  • CAB 주소록에서 삭제된 정보 복원
  • 마지막 적용된 명령에 대한 복원(roll-back)
  • Favorite Contact 관리 및 멀티디바이스 적용
  • 대화 이력 동기화(자동 또는 수동)
  • 특정 contact와 연관된 대화 이력 및 최근 activity 정보 조회
  • CAB 사용자의 non-CAB 서비스에 저장되어 있는 컨텐츠 관련 정보 관리
  • 분실단말에 대한 접근 권한 인증
  • 자신의 PCC에 대한 조회요청을 할 수 있도록 상대 CAB 사용자 초대
  • 다른 CAB 사용자로부터의 PCC 조회 요청(PCC Subscription) 자동 수락/거부
  • 3rd-party 서비스로부터(에 대한) PCC 정보 회득 또는 제공
  • 3rd-party 서비스에 저장되어 있는 CAB 사용자 자신의 PCC에 대한 조회 요청(PCC Subscription)
  • 단말 주소록에 있는 상대방(contact)의 social network 정보 조회
  • 단말 주소록에 등록할 새로운 CAB 사용자 추천
  • 단말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는 CAB 사용자간의 관계 정의(강제적 정의일 수도 있고 사용자에 의한 정의일 수도 있음)
  • 단말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는 CAB 사용자 간의 관계 조회
  • 단말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는 CAB 사용자의 social network에서의 활동 내역 조회
  • CAB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 추천
  • CAB 사용자에 대한 Mutual connection 정보 제공
  • 단말 주소록에 등록되어 있는 CAB 사용자에 대한 공개 컨텐츠 공유

CAB 1.1에 새롭게 추가된 많은 기능들은 현재 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소셜 네트웍 서비스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친구추천, 서비스 추천, 페이스북 사용자와의 관계(Mutual Friends) 조회, Feeds를 통하 컨텐츠 공유, 상대방의 정보 조회, Activity 공유등과 같은 유사한 기능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주소록인 CAB 표준은 단순한 주소록을 넘어 소셜 네트웍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CAB 서비스를 단말 어플리케이션으로 제공되기엔 제공하는 기능들이 너무 많아 모든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웹서비스를 함께 포함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이러한 표준을 시장에 어떠한 모습으로 풀어낼 것인가가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어쩌면 향후 1-2년의 과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Red M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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