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인류의 문명이 생겨난 이후로 단 한번도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자리를 내어 준 적이 없을 정도로 그것은 과거에도 그랬던 것 처럼 미래에도 기술의 발전과 함께 꾸준히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도구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의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에 설치되어 사용자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유의미하게 만들어 주는 응용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그 한 가운데에도 역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자리를 지키고 있어왔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동안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몇 가지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리뷰하면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몇 가지 흐름을 짚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향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어떻게 진화하게 될 것인지에 관한 고민까지 함께 나누어보고자 한다.
1.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진영
현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진영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은 3rd-party 서비스 제공자이다. 이들은 스마트폰의 폭발과 함께 등장한 사업자들로,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사업자들이 제공하던 인터넷망을 이용하여 자유롭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톡이 이에 속한다. 3rd-party 사업자 가운데 카카오톡은 가장 많은 가입자수를 확보한 서비스로 국내의 경우 스마트폰을 소지한 사용자는 대부분 카카오톡을 다운로드 받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현재 2,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기능은 1:1 및 그룹채팅, 연락처 기반 자동/수동 친구 등록, 멀티미디어 채팅 정도이다. 다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와 기능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음에도 이렇게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단순한 UI/UX로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스마트폰 보급 초기 시장을 공략하여 시장 선점에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카카오톡이 새롭게 내놓은 서비스 가운데 하나가 플러스 친구이다. 플러스 친구는 카카오톡의 기업 사용자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 기업이나 아이돌을 내세운 프로모션 업체 들이 카카오톡에 등록하면 그 이름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노출시켜주고 사용자가 해당 기업을 카카오톡 친구로 등록하면 앞으로 그 기업이 프로모션 하는 내용을 카카오톡 메세지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사용자는 플러스친구로 부터 받은 카카오톡 메세지를 나의 다른 카카오톡 친구에게 추천할 수 있다. 마치 트위터의 팔로우나 리트윗 개념을 연상케 한다. 플러스친구는 카카오톡과 같은 3rd-party 사업자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가능한 수익모델의 한 예를 실현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현재까지 등록되어 있는 카카오톡의 플러스 친구는 30개 업체이고 그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플러스 친구를 카카오톡 친구로 등록하여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는 지난 11월 현재 650만명에 이르고 있다. 한편, 카카오톡은 최근 카카오링크 2.0을 공개했는데, 이는 카카오톡이 제공하는 OpenAPI로서, 다른 응용앱 서비스 제공자가 카카오링크 2.0을 이용하여 자기가 제공하는 컨텐츠를 카카오톡 안으로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뉴스앱 개발자가 카카오링크를 자신의 앱안에 설치하면 사용자가 해당 뉴스앱을 읽다가 발견한 재미있는 기사를 카카오톡 친구에게 보내고자 할 때 카카오링크를 이용하여 전송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페이스북의 Like와 같은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두 번째 진영은 제조사 진영이다. 단말 제조사가 이동 통신사를 배제하고 독립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사례는 아직 애플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애플의 iMessage는 지난 1-20년간 이동 통신사에 종속적이라고만 생각했던 단말 제조사의 위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애플의 움직임에 고무되어 삼성은 나름의 독자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ChatOn을 출시해 놓고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iMessage처럼 단말의 Native application으로 넣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당분간은 여전히 이동 통신사와의 관계를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애플 iMessage는 iOS5에 탑재되어 기존의 단말의 메시징 클라이언트를 대체했다. 사용자의 ID로 Email과 단말번호를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1:1 및 그룹 채팅을 제공한다. 착신확인을 지원하고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전송할 수 있으며 복수단말을 지원한다. 착신 단말이 iMessage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SMS/MMS로 전송된다. iMessage의 가장 놀라운 점은 여전히 그 단순성에 있다. 기존 메세징 클라이언트와 사용자 경험이 완전히 똑같기 때문에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레가시 메시징에서 IP메세징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 사실 사용자는 전달 수단이 뭐든 관심이 없을 것이고 다만, 아무리 문자를 보내도 정액제에 딸려오는 무료 문자 메세지의 숫자가 줄어들 지 않는 것에 환호할 것이다.
삼성의 ChatOn은 지난 10월 전세계 121개국, 62개 언어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기존 단말번호로 이용할 수 있으며, 1:1 및 그룹채팅, 멀티미디어를 지원한다. 애니메이션 메세지(사진+손글씨+배경음악)를 전송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상태정보 및 친밀도를 표시해준다. 또한, 다른 사용자가 올린 사진 및 동영상에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의 ChatOn은 메세징 서비스 외에 SNS-like한 기능들을 덧붙여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세번째 진영은 웹 서비스 제공자이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과 구글이 이에 해당한다. 얼마전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전용 메신저를 출시했고 이어서 HTC와 제휴하여 페이스북 전용폰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적으로 8.5억이나 되는 막강한 가입자수를 기반으로 페이스북 친구간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페이스북에서 메세징 기능만을 별도로 분리하여 만든 서비스로 이동 통신사와 제휴하여 단말 번호를 인증하고 페이스북과 연동한다. 피처폰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1:1 및 그룹 채팅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의 위치와 지도를 공유할 수 있다. 구글의 경우 구글톡을 지속적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구글톡은 IM과 그룹콜, VoIP를 지원하며 지메일과 연동한다. 또한, 상태정보를 제공하고 구글 플러스와 연동할 수 있다. 구글톡과는 별개로 구글 행아웃은 비디오 콜 기능을 지원하는 데 현재로서는 북미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국내에는 다음의 마이피플과 얼마전 출시된 네이버의 라인이 대표적이다.
커뮤니케이션의 마지막 진영은 커뮤니케이션 시장의 전통의 강자인 이동 통신사이다. 이동 통신사는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때 아닌 시련을 겪고 있는 가장 큰 피해자라고 알려져있다. 3rd-party 사업자와 웹서비스 사업자, 그리고 단말 제조사까지 각자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그동안 이동 통신사의 가장 큰 수익원이었던 커뮤니케이션 사업의 기반을 잠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GSMA RCS에서는 글로벌 이동 통신사를 주축으로 하여 time to market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재까지 RCS-e 1.2까지 규격이 나와있으며 국내의 경우 내년 1Q에 이동 통신 3사 연동이 가능한 서비스로 제공될 예정이다. 우선은 다운로드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될 것으로 알려져 있고, 향후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native app으로 제공될 것으로 생각된다(RCS-e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 참조). 이동 통신사의 경우,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시장의 새로운 강자와의 경쟁에서 고객 주도권을 확보해야 하는 절박함에 처해있고 동시에 향후 도래할 LTE 환경에 대비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2.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진화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동 통신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진영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할 정도로, 하루 하루 그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전장터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들을 조망하면서 큰 그림을 그려보면 서비스의 진화를 다음과 같이 네가지의 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들이 어떻게 진화해갈 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고 본다.
1단계: 안정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제공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서비스의 불안정성이었다. VoIP의 품질은 그렇다 치고, 문자가 너무 늦게 도착한다거나 아주 간혹 보낸 문자가 손실되는 것과 같은 오류로 기존 이동통신사가 제공했던 안정적이고 빠른 서비스를 사용해왔던 사용자들로부터 일정정도의 불만이 제기된 것이다. 다행이도 이러한 불안정성은 빠르게 극복되었고 사용자들을 붙잡아 두는 데 성공할 수 있게 되었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서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떤 화려하고 다양한 기능이 아닌 안정성이다. 이러한 안정성을 기반으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UI/UX를 제공하는 것도 사용자에게 다가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알려져 있다.
2단계: 사용자 간의 관계망 형성
모바일 및 IT산업 분야에서 오픈 그래프라고 불리우는 사용자 간의 관계망을 형성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는 것은 이제는 매우 상식적인 일이 되었다. 사용자 간의 관계망은 향후 정보나 컨텐츠가 흘러다니는 통로가 될 것이고 이를 활용하는 것은 서비스 제공자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수익모델을 세우는 데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모바일 주소록의 역할은 향후 매우 확대될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페이스북 친구관계나 팔로윙/팔로워 관계를 활용하여 정보 전달 채널을 생성하듯이 모바일에서는 주소록의 컨택트 정보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소셜화의 중심에는 주소록이 위치해 있다.
3단계: 부가서비스 창출
모바일 주소록을 중심으로 한 오픈 그래프를 생성한 후 그 기반위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카카오톡의 플러스 친구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오픈 그래프외에 OpenAPI는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수익모델을 가능하게 하는 또 하나의 장치이다. 다수의 기업 및 개인 서비스 사업자가 OpenAPI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능이나 정보를 이용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하나의 비즈니스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웹 기반 서비스 제공자인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형성된 생태계와 유사한 생태계가 모바일 단말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기반으로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사업자들의 경쟁은 어떤 기능을 넣을 것인가에서 어떻게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는 기능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누가 먼저 유의미한 오픈 그래프를 확보하는가가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카카오톡이 아직 까지는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4단계: 비즈니스 생태계의 형성
앞에서 언급한 오픈 그래프와 OpenAPI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오픈 그래프와 더불어 결재 서비스나 위치정보 서비스와 같은 부가서비스 제공에 핵심이 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기반위에 올라갈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기업이 아닌 일반 개인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 개개인들이 확보할 수 없는 인프라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해 줄 수 있어야 진정한 플랫폼 사업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아마도 전통의 강자인 이동 통신사가 가장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와 더불어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데이타 마이닝이다. 오픈 그래프와 OpenAPI를 통해 교환되는 수많은 정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보다 개인화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기반위에 레고를 쌓듯이 인프라와 서비스를 하나하나 쌓아감으로써, 그리고 그런 인프라가 궁극적으로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 또는 각 개인에게 공개되고 이용될 수 있을 때 비로소 강력한 비즈니스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3. 마치며
지금 까지 살펴본 바를 근거로, 카카오톡을 제외한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1 또는 2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카카오톡이 지배적인 위치에 있기는 하지만, 조만간 출시될 RCS-e 서비스나 잔쯕 몸을 도사리고 있는 단말 제조사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모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커뮤니케이션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소멸되지 않을 서비스로 앞으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단순한 의사소통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커뮤케이션 서비스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맺어주는 관계 그물망이 더욱 촘촘해 질 수 있게 하는 그런 서비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관계 그물망 안에서 서로에게 위안 받고 위로 하고, 기대면서 살아가는 사람사는 그대로가 IT기술을 기반으로 구현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사용자가 얻게 될 가치나 혜택을 우선 생각하는 것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나 건전한 생태계를 만드는 첫 걸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 Red M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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